잡다한

말 안 듣는 아이 그 이유는 ? 오은영 박사

아빠빠빠 2022. 12. 22. 16:07


말 안 듣는 아이  그 이유는 ? 오은영 박사

안녕하세요 오은영입니다. 아이가 말을 듣지 않으면 부모는 기분이 좀 나쁩니다. 말을 안 듣는 것이 심해지면 화가 나기 시작해요. 너무너무 듣지 않으면 욱하게 됩니다. 물론 모든 아이들은 아니지만 왜 아이들은 부모의 말을 듣지 않는 걸까요. 이런 아이들은 어떻게 다뤄야 하는 걸까요?


저에게 많이들 묻는 질문입니다. 이런 질문을 받을 때마다 저는 부모들에게 묻고 싶은 것이 있어요. 왜 아이가 부모 말을 잘 들어야 한다고 생각하세요. 


부모님들도 대부분 아이가 말을 잘 들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실 겁니다.  왜 그래야 한다고 생각하세요. 잠시 생각해 보셨으면 합니다. 제 질문이 당황스러우신가요 진료실을 찾는 부모들도 이 질문을 드리면 당황하시더군요.  대부분 그래야 하는 거 아니에요 원래라고들 하세요. 


그럼 저는 다시 물어요. 예를 들어 엄마 이름을 김민정 씨라고 하고 이야기해 볼게요 그러면 저는 이렇게 말합니다. 아이가 김민정 씨인가요 그러면 엄마는요 당연히 아니죠라고 대답해요.  그러면 저는 다시 묻습니다. 그런데 아이가 왜 김민정 씨의 말을 다 들어야 하죠. 


생각이 다를 수도 있잖아요 분명 아이는 김민정 씨가 아니니까요.어리둥절하시는 분들이 많으시네요. 오늘의 주제는 아이가 말을 듣지 않는 이유입니다.

 

 

말 안 듣는 아이  그 이유는 ? 오은영 박사




대부분의 부모들은 아이가 말을 잘 듣기를 원합니다. 자신의 말대로 바로 행동하기를 바라지 그것을 당연하다고 생각해요.  그렇지 않으면 문제라고 봅니다. 하지만 아이가 내 말을 잘 듣기를 근본적인 이유에는 나와 아이를 분리시키지 못하는 면이 있기 때문이에요.


나와 아이가 다른 몸이고 다른 마음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거죠. 보통 배우자나 친구한테는 이토록 내 말을 잘 듣기를 강요하지는 않습니다. 그들에게는 나와 마음이 잘 맞았으면 내 마음을 알아줬으면 나를 좀 이해해줬으면 정도를 바라지 아이에게는 아닙니다. 


내 지시 내 명령을 무조건 당장 따르라고 합니다. 그래서 아이가 내 말에 반하는 말이나 행동을 하면 기분이 나빠요 어찌 보면 아이를 내 소유물로 보는 면도 있는 겁니다. 


아이가 조금 떨어져서 놀고 있어요 찬바람이 한 줄기 생 붑니다. 엄마는 가지고 나온 겉옷을 아이에게 입히고 싶어요.  벤치에 앉아 있는 엄마가 아이를 두 번 세 번 부릅니다.  아이는 뭘 하고 있는지 바닥에 쪼그리고 앉아서 오지를 않습니다. 


엄마는 더 큰 목소리로 불러요 사실 아이는 기어가는 개미를 관찰 중이었습니다. 여러 번 부르던 엄마는 좀 짜증이 납니다. 아이를 부르는 소리가 점점 날카로워지죠 이럴 때는 엄마가 얼른 아이 쪽으로 가면 됩니다. 겉옷을 입지 않아 감기에 걸릴까 봐 걱정스러운 엄마의 마음을 아이는 알지 못해요. 그건 엄마의 마음이니까요. 아이의 마음은 지금 개미를 관찰하는 일이 더 중요합니다.


그래서 엄마가 불러도 움직이지 않는 거예요.아이가 말을 안 들을 때 엄마는 좀 무시당하는 것 같기도 하고 서운해지기도 합니다.  가까운 관계가 틀어지는 것 같은 불안한 기분도 들어요. 엄마는 열 달 동안 아이를 뱃속에 품고 있던 사람입니다. 


그래서 아빠보다 아이를 더 분리해서 생각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어요.  엄마는 아이가 꼭 자신 같음. 내 생각이나 마음을 아이도 알 거라는 생각을 하지 자신이 그렇게 생각하는 아이가 자신의 말을 듣지 않으면 기분이 묘해져요. 

아이가 자신과 분리되어 있다는 것이 어렴풋이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아이가 엄마로부터 떨어져 나가려는 것도 같아 서운한 마음도 들어요. 아이가 말을 안 들을 때 아빠들은 엄마들과 좀 다르게 느낍니다. 약간 동물적인 본능이 작용해요. 아이가 말을 안 들으면 집 받는 느낌을 받습니다. 

위협감을 느껴요.


동물이든 인간이든 어떤 집단이나 상하 위계질서가 있습니다. 위계질서가 잘 지켜져야 종이 오랫동안 살아남아요.

아이가 말을 안 듣는 것은 이 위계질서를 깨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런 아이는 앞으로 무리와 평화롭게 지내지 못할 것이며 종의 생존을 위협할 것이라고 느껴요.때문에 우두머리 사자가 무리의 규칙을 어긴 새끼 사자에게 으르렁거리듯 화를 내게 됩니다.


아이가 징글징글하게 말을 듣지 않으면 엄마들은 울어요. 하지만 아빠들은 무섭게 겁을 주며 완력을 사용해서라도 말을 듣게 하려고 합니다. 또한 무리와 평화롭게 살아야 한다고 생각하기에 자꾸 규칙을 강조하기도 합니다. 말을 안 듣는 아이 입장은 어떨까요. 아이 또한 동물적인 본능입니다. 


인간은 누구나 누구로부터 예속되거나 함입되고 싶지 않는 본능이 있어요. 


자기만의 독립된 영역을 구축하고 싶어 합니다. 독립된 개체로서 누구에게 계획되거나 과잉 통제를 받고 싶어 하지 않아요. 조금만 걸을 줄 알아도 아이가 엄마의 손을 뿌리쳐 버리고 떨어져 걸어가려고 하는 것도 이런 욕구의 표현입니다. 


이 때문에 인류가 계속 새로운 것을 개척하면서 발전할 수 있었던 것이기도 해요. 그런데 인간은 최소 20년의 양육 기간을 거쳐야 하는 개체예요. 그런 인간에게는 독립하고 싶은 욕구와 함께 아이러니하게도 무리로부터 떨어져 나가는 것에 대한 굉장한 두려움이 공존합니다. 


떨어져 걷다가도 부모가 제 주변에 있는지 자꾸 확인하고 떨어져 놀다가도 부모에게 뛰어와 와락 안기는 것이 이 때문이지 독립하고 싶은 욕구가 극에 달하는 청소년기에도 부모와 멀어지고 싶으면서도 부모가 언제든 돌아와도 되는 베이스 캠프가 되어주기를 바라는 마음이 공존합니다.


항상 부모가 자신을 지켜주고 있다는 느낌을 간절히 원해요. 이때 부모가 해야 할 일은 균형입니다. 아이에게 이런 양면성이 있다는 것을 이해하고 두 욕구를 모두 존중해줘야 해요.  아이를 안전하게 보호해주면서 기본적으로 아이는 나와 다른 개체이며 생각이 다르고 반응이 다르다는 것을 편안히 받아들여줘야 합니다. 그래야 아이가 균형 잡힌 성장을 해나갈 수 있어요. 



아이가 떨어져 나갔다. 돌아올 때 혹은 말은 징글징글하게 안 들으면서 부모에게 보호해달라고 할 때 말도 안 들으면서 저 필요할 때만 찾아 너 알아서 해라고 해서는 안 돼요 아이가 말을 안 듣거나 멀어지려고 할 때 너 왜 이렇게 엄마 말을 안 들어 왜 이렇게 엄마를 속상하게 해 하면서 지나치게 서운해해서도 안 됩니다. 

 

아이는 독립하고자 하는 욕구를 충족시킬 수가 없어요




독립을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망설이게 됩니다. 부모 곁에 있고 싶은 마음도 있기에 부모의 말에 죄책감을 느껴요.

내가 이러면 안 되는 건가 내가 부모를 괴롭히는 건가 이렇게 생각합니다. 그런데 부모는 아이가 잘할수록 너 할 일은 너가 알아서 해야지라는 말을 많이 하게 돼요.말과 행동이 다른 것이죠. 이럴 때 아이는 혼란스럽습니다. 


튕겨나가 내 영역을 개척하려고 하면 뒷덜미를 잡으며 죄책감을 주면서 주저앉아 있으면 왜 그러고 있느냐고 핀잔을 주는 꼴이기 때문이에요. 그렇다면 말 안 듣는 아이를부모는 어떻게 대하는 것이 좋을까요. 



만 3세가 지나면 아이들은 독립하고자 하는 욕구가 강해지면서 싫어 내가 할 거야라는 말을 달고 살게 됩니다. 이것은 독립심을 키워가려는 아이 내부의 프로그램 덕에 일어나는 매우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하지만 안타깝게도 부모의 눈에는 아이의 독립 욕구가 그저 고집 어쩔 때는 똥꼬집으로만 보여요 말도 안 되게 제 뜻대로만 하겠다고 우기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독립하고자 하는 욕구는 솟구치는데 아이는 아직 이 사회에서 어떻게 어울려 살아가야 하는지 방법을 모릅니다. 어떤 일을 해도 되는지 해서는 안 되는지도 모르고 어떻게 하는 것이 옳은지도 모릅니다.

 

아이에게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분명한 제한과 한계 설정이에요.




아이가 제 고집대로 마음대로 하는 것 같을 때 부모는 명확한 제한을 두고 따르기 쉽도록 간단하게 이유를 설명해 주어야 합니다. 제가 매번 말씀드리는 안 되는 거야 기다리는 거야 이것이 바로 그런 것이죠.


아이가 자동차나 자전거가 많이 다니는 곳에서 이리저리 뛰어다녀요 이럴 때는 너 엄마가 이런 데서 뛰지 말라고 했지가 아니라 여기서는 마음대로 뛰어놀아도 돼 저기를 넘어가는 것은 위험해 이렇게 명확한 제한을 두고 한계를 설정하는 이유를 간단히 말해주면 됩니다. 이렇게 해야 아이는 그 안에서는 편안함을 찾습니다.



이렇게 설명하지 않으면 아이는 엄마의 말이 위험해서 하지 말라는 것인지 나를 놀지 말라고 무조건 하지 말라는 것인지 헷갈려요. 후자라는 생각이 들면 아이는 엄마가 아무리 강력하게 말해도 자기 아내 독립 본능을 따라 말을 안 듣습니다.


제한은 아이의 눈높이로 하고 잘 따를 수 있도록 쉬어야 해요. 뛰니까 재미있지 저쪽 가보니까 신기한 것도 많지 엄마도 알아 그런데 봐봐 자전거도 많이 다니고 자동차도 쌩쌩 달려가잖아 저기 너무 위험해 이 안에서만 놀아 이 안을 넘어가면 안 돼 여기서는 재미있게 뛰어놀아도 돼 엄마는 여기 앉아서 너를 보고 있을 거야 혹시 너가 뛰어놀다가 너도 모르게 선을 넘을 수도 있어


그때는 엄마가 멈춰라고 말할 거야 그러면 그 자리에 서는 거야 이런 식으로 하면 됩니다. 무조건 제한을 하는 것이 아니라 간단한 규칙을 만들어 따르기 쉽도록 해주는 것이죠. 물론 이럴 때 수시로 멈춰를 외쳐서는 안 되겠죠.



정말 위험한 순간에만 멈춰를 외쳐야 아이가 기본적인 규칙을 잘 따를 수 있어요. 자기 마음대로만 하려고 하는 아이를 트러블 없이 다루려면 변덕과 지나친 제한은 금물이에요. 일관성을 가지고 제한할 것은 분명히 가르쳐줘야 합니다. 하지만 제한이 너무 많으면 안 돼요

 

 


놔줄 것은 확실히 놔줘야 합니다.

 


그래야 따를 것은 좀 따르면서 불만이 없어요. 제한을 따르는 것은 자존심이 상해야 할 일이 아니구나 나뿐만이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어울려 살아가기 위해서는 따라야 하는 것이구나라고 생각할 수 있거든요.

 

꼭 제한해야 할 것이 아니라 사소한 것까지 일관성 없이 제안하면 아이들은 부모를 사사건건 이기려고 할 수도 있습니다. 청소년기 아이를 둔 부모님들도 많으시더군요. 이 시기 아이와 매번 부딪히게 되는 주제 중 하나가 귀가 시간이지 정해진 귀가 시간이 9시라고 하면 어떤 부모는 9시 5분에 왔다고 혼을 내기도 합니다. 대략 9시쯤 아이가 들어오면 이해해줘야 해요.


물론 5시까지 오라고 했는데 10시에 온 것은 문제예요. 왜 이렇게 늦었는지에 대해서 아이와 진지하게 얘기해봐야 합니다. 아이가 생각보다 오늘은 버스가 늦게 왔어요 라고 했다면 그랬구나 다음부터는 버스 기다리는 시간을 감안해라라고 가르치면 됩니다.


규칙이 너무 견고하면 그 규칙을 안 지켰을 때 또 다른 규칙이 생겨요. 9시 귀가 시간을 10분 어겼다고 일주일 외출 금지를 시키는 것처럼 말이죠. 이렇게 하면 규칙에 수능하는 아이보다 반항하는 아이를 만들 수 있습니다.


어린아이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아이가 너무 말을 안 들으면 키우기가 정말 힘들어요. 찰나찰나 미운 마음이 들 수도 있어요. 자식이라고 1년 365일 24시간 내내 예쁘기만 한 것은 아닙니다. 미운 마음이 든다고 죄책감을 가질 필요는 없어요. 부모와 관계가 좋은 아이들조차도 아주 가끔 그런 잘나가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아이 개인이 성장하고 발달하고 자기만의 독립적인 영역을 개척해 나가는데 수없이 일어나는 과정이라는 것을 이해하면 그 찰나에 미워하는 시간이 조금은 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요.  아이의 첫 걸음말을 기억하시나요. 아이가 걸음말을 배울 때 부모는 앞에서 아이의 두 손을 잡고 걷다가 아이가 발을 떼는 것 같으면 뒷걸음질을 칩니다.


아이가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면 부모는 조금씩 뒤로 물러섭니다 만약 아이가 앞으로 나아가려 하는데 부모도 앞으로 나아가면 어떻게 될까요.  아이가 세상으로 나아가려고 할 때는 뒤로 물러서야 하는 것은 부모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아이는 더 큰 세상으로 나아갈 수 없어요.  오늘은 말 안 듣는 아이가 아주 잠깐이라도 조금은 다르게 보이시길 그래서 조금이라도 마음이 평온해지시길 오늘도 끝까지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