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다한

오은영 선생님 - 아이 유치원 어린이집 적응 문제 조언

아빠빠빠 2022. 9. 14. 10:03


아이 유치원 어린이집 적응 잘하게 하려면(오은영 박사)


안녕하세요 오은영입니다. 지금 이 강연을 듣는 부모님 중에는 아이를 이미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을 보내고 계신 분들도 있고 얼마 후에 보낼 것이라 잔뜩 긴장하고 계신 분들도 있을 거예요. 오늘은 아이가 다니게 되는 첫 기관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사실 이미 아이를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 보내고 계신 분들도 해가 바뀌어 윗 연령반으로 올라가게 되거나 이사 등으로 기관을 바꾸게 될 때는 다시 첫 마음이 되어 긴장하게 되곤 합니다.이럴 때 부모들의 마음은 모두 한결같죠. 빨리 잘 적응했으면 좋겠고 별 탈 없이 즐겁게 지냈으면 싶습니다. 어떻게 하면 그럴 수 있을까요.







오늘의 주제는 아이 유치원 어린이집 적응 잘하게 하려면입니다.


첫 번째로 기억했으면 하는 것은 아이에게 다니게 될 기간에 대해 말해줄 때입니다.

아이를 기관에 보내기 전 부모님들 생각보다 이런 말씀 많이들 하십니다. "너 선생님 엄청 무서워 말 잘 들어야 해 "선생님 말씀을 잘 들어야 해라는 말은 괜찮아요. 그런데 더 강렬하게 각인시키기 위해 덧붙입니다. 너 이제 큰일 났다 선생님 되게 무서워 너 말 안 들으면 엄청 혼나 이렇게 말하죠.


보통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서 윗 연령반으로 올라갈 때도 초등학교에 들어갈 때도 이런 말들을 많이 합니다. "너 이런 것도 못하면 친구들이 안 놀아줘" "이런 것도 못 먹어서 형님반 될 수 있겠어 다시 동생반으로 가야겠네 " 선생님 말 잘 안 들으면 너 어린이집 못 다녀 너 횡단보도 건널 때 조심해야 돼 안 그러면 너 죽어 잘못하면 꽝해" 이런 식의 주의는 아이에게 지나친 두려움을 유발합니다.



제대로 경험도 해보지 않고 기관에 가기 싫다 하는 생각이 생겨버릴 수 있어요. 걱정되셔서 하시는 말인 것 잘 압니다. 그래도 주의는 주되 겁은 주지 마세요.


내년에 초등학교에 들어가는 한 아이가 저를 찾아왔어요. 학교에 가는 것이 너무 싫다고 했습니다. 제가 왜냐고 물었죠. 아이가 "다들 선생님은 무섭대요 혼난대요" 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다시 물었어요. 선생님들은 어떨 때 혼을 낼까 아이가 대답을 합니다. 싸울 때 거짓말 할 때라고 하더군요.


그렇구나 그런데 너 거짓말 많이 해 아이는 아니라고 대답했습니다. 너 아이들이랑 잘 싸워 아이는 또 아니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말해주었죠. 그럼 넌 혼날 일 없네 아이의 얼굴이 편안해졌어요.


마음이 편안해야 적응도 잘합니다. 기관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생각하게 해주세요. 그래야 적응이 쉽습니다. 아이를 키우면서 겁을 줘서 경각심을 갖게 하는 행동을 우리들은 참 많이 합니다. 골고루 먹지 않으면 키 안 큰다 약 안 먹으면 죽는다 공부 안 하면 바보 된다 부모 손 안 잡으면 부모 잃어버린다


겁을 주면 통제하기가 쉽습니다. 하지만 강압과 두려움으로 상대를 통제하거나 말을 듣게 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굴복의 기전이에요. 굴복의 기전은 국가로 보면 독재이고 사회로 보면 탄압이고 부모 자녀 관계로 보면 학대입니다.

육아에서 굉장히 주의해야 할 부분입니다.






두 번째로 기억했으면 하는 것은 교사가 우리 아이에게 조금 덜 신경 쓰는 것 같을 때입니다.


아이가 기관에 다녀와서 하는 이야기를 듣다 보면 가끔 섭섭한 마음이 생기기도 할 거예요.우리 아이에게만 신경을 덜 쓰는 것 같아 속상해질 때도 있을 겁니다. 그런데 아이를 기관에 보낼 때는 무엇보다 그곳이 집단이라는 것을 고려해야 해요. 아이와 교사의 관계는 1대 1이 아니라 1대 다수입니다.


기관에 보내게 되면 아이가 집단의 일원이 된다는 점을 미리 받아들였으면 해요. 내 아이도 그 집단 중에 그저 한 명이 될 수 있어요. 그 자체가 아이에게 굉장히 중요한 교육입니다. 아이는 집단생활을 통해 내가 늘 중심이 될 수는 없구나 집단의 일원이 될 때는 그 역할이나 지위 대우가 달라질 수 있구나 그것이 나를 무시하는 것이 아니구나라는 것을 배우게 되거든요.


나라는 개인은 우주의 유일한 사람으로 특별한 존재입니다.그것은 어떤 상황에서도 절대 불변이에요. 하지만 그래서 언제나 특별한 대우를 받아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특별한 존재인 것과 특별한 대우를 받는 것은 다른 거예요. 집단의 일원으로 그저 구성의 한 일부인 것을 편안하게 받아들이는 것을 배우는 것도 중요한 교육입니다.기관에서 이루어지는 일상적인 일 그 이상의 것은 교사에게 따로 부탁해야 합니다.


교사는 내가 집에서 내 아이를 돌보듯 내 아이를 돌볼 수 없어요. 부탁할 때는 반드시 구체적으로 말하고 들어줄 수 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약을 먹여야 한다면 투약 의뢰서를 반드시 쓰고 필요하다면 선생님 아이가 1시에는 약을 꼭 먹어야 해요. 꼭 챙겨주셨으면 합니다라고 따로 말도 해야 합니다. 기관의 일상적인 일에 문제가 있을 때는 당연히 시정을 요구할 수 있어요.


하지만 그 이상은 당연하다고 생각하면 곤란합니다. 교사는 우리 아이 한 명을 보살피는 사람이 아니라 많은 아이들을 돌봐야 하는 사람이에요. 억울한 일도 서운할 때도 분명히 있을 겁니다. 하지만 그것이 너무 부당한 것이 아니라면 상식적인 수준이라면 집단의 한 일원으로서 내야 하는 교통비 같은 것으로 생각해 주세요.


우리 아이가 손을 들었는데 안 시켜줄 수도 있습니다. 우리 아이의 만들기 작품이 미완성인 채로 올 수 있어요.

기관에서 찍어 보낸 사진 속에 우리 아이가 덜 찍혀 있을 수 있습니다. 내 아이의 급식에 고기가 좀 덜 들어갈 수도 있어요. 내가 내 아이를 전부로 알고 키우다가 여러 아이 사이로 보내면 그런 모습이 다 눈에 걸려 섭섭할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지나친 것은 당연히 따져 물어야 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차를 타면 차비를 내야 하는 정도로 생각해 주셨으면 합니다.







아이 유치원 어린이집 적응 잘하게 하려면(오은영 박사)


세 번째로 기억했으면 하는 것은 아이에게 기관 생활에 대해서 묻고 싶을 때입니다.


오늘 하루 잘 지냈을까 친구들과는 사이좋게 지냈을까 혹시 혼나지는 않았을까 급식은 잘 먹었을까 수업시간에 혼자 딴 짓 한 건 아닐까 아이가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서 돌아오면 궁금한 것이 참 많아요. 보통 간식을 꺼내놓으며 속사포처럼 아이에게 묻기 시작합니다.


그런데 모든 아이들이 그런 것은 아니지만 너무 꼬치꼬치 캐물으면 말을 더 안 하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부모가 나와 재미있게 대화를 하고 싶어 하는 것인지 뭘 캐내려고 하는 것인지 어려도 민감하게 알기 때문이죠. 유난히 불안하고 예민한 아이들은 잘한 것만 말하고 약간 난처한 얘기는 쏙 빼기도 합니다. 아이의 특성이 자기 실수를 보이는 걸 싫어하고 자기 속내에 누군가 접근하는 것을 싫어해도 약간 방어적인 자세가 될 수 있어요.


아이의 이야기를 듣는데는 전술이 필요합니다.

자연스럽게 이야기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세요.부모가 먼저 오늘 하루 있었던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기분 좋았던 일 나빴던 일 황당했던 일 놀랐던 일 속상했던 일 기뻤던 일 등 어떤 것이나 좋죠.



이런 얘기도 괜찮아요.

오늘 있잖아 얼마나 황당한 일이 있었는지 아니 아니 머리를 감고 있는데 전화벨이 울리는 거야 머리에 샴푸가 잔뜩 묻힌 상태라 받을 수 없었지 전화벨이 세 번 정도 울리다가 끊겼더라 그래서 다시 열심히 머리를 감았지 그런데 전화벨이 또 올리는 거야 급한 전화인가 해서 대충 머리를 헹구고 물을 뚝뚝 떨어뜨리며 전화를 받았거든


근데 고객님 안녕하세요 하는 거 알아 이렇게 나오면 아이들도 엄마 엄마 나도 있잖아 하며 얘기를 풀어놓기도 해요.

일단 아이가 이야기를 시작하면 무슨 말을 해도 과잉 반응은 자제하셔야 합니다.아이의 이야기를 들으니 좀 걱정스럽기도 해요. 그래도 과잉 반응하면 안 됩니다. 부모가 크게 놀라거나 당황하거나 울거나 화를 내거나 소리를 지르거나 혼을 내면 아이는 말하는 것을 부담스러워하게 됩니다.


어떤 상황에서든 부모의 과잉 반응은 어린아이의 입장에서는 해석하기가 어렵거든요. 아이가 집에 와서 이야기를 잘하게 하려면 무슨 얘기든 편안하게 들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이가 엄마 오늘 민정이가 꼬집었어라고 합니다.


이때 어머 어머 정말이야 너 유치원에 전화해서 따져야 되겠다. 뭐 이름이 뭐라고 민정이 이러면 안 된다는 거예요.

이럴 때는 어디를 아이의 상처를 살펴본 다음에 아유 저런 아팠겠구나 그래 너는 가만히 있었어 이 정도로 물어줍니다.


내 아이도 그 아이를 때리면서 약간의 싸움이 있었다고 할 수도 있어요. 그래도 아이 말을 중간에 끊고 혼내거나 조언하려고 들지 마세요. 일단 끝까지 들으세요. 그다음 오늘 너와 민정이 모두 다 힘들었겠다. 민정이는 민정이 엄마가 걱정할 것이고 엄마는 너 엄마니까 네가 제일 소중하지 우리 은영이 힘들었겠네 하면서 근데 어떻게 된 일이야

왜 그렇게 됐어라고 물어줍니다. 이렇게 해야 사건의 내막을 모두 파악할 수 있습니다.






네 번째로 기억했으면 하는 것은 아이가 교사가 무섭다고 할 때입니다. 아이가 기관 생활을 잘하려면 아이 입에서 우리 선생님은 나를 참 예뻐해라는 말이 나와야 합니다. 아이는 교사가 지나치게 엄하고 무서울 때 가장 스트레스를 많이 받습니다.


교사는 무서우면 안 됩니다. 부모가 무서우면 안 되는 것과 같은 이유예요. 특히나 어린아이를 가르치는 교사는 더욱 그렇습니다.집단생활이라 가르쳐야 할 규칙이 많을 거예요. 하지만 분명하게 말하고 지키게 하되 소리 지르고 화내는 등 무섭게 지키게 해서는 안 됩니다. 유아 기관의 교사는 아이가 생애 처음 만나는 권위자입니다.


이 일을 잘못 거치면 자칫 아이는 지나치게 반항적으로 될 수 있습니다. 외부의 힘이 강하면 아이도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강하게 나가기 때문이에요. 반대로 어떤 아이는 이런 상황에서 심하게 위축되기도 합니다.사실 어린아이라 심하게 위축되는 경우가 훨씬 많죠 이런 아이들은 자기 주장도 잘 못하고 유아 기간만 갔다. 오면 기운이 없습니다. 이러한 권위자에 대한 반응은 아이의 이후의 삶에도 내내 영향을 끼칠 수 있어요.


이럴 때는 교사를 만나셔야 합니다. 아이가 선생님을 무서워한다고 솔직하게 말하세요. 교사가 어머님 이 나이에는 이런 규칙을 배워야 합니다. 말할 수 있습니다. 맞는 말이기 때문에 더 뭐라고 말해야 할지 난감해질 겁니다.

하지만 핵심은 규칙을 가르치지 않겠다는 것이 아니라 아이에게 무섭게 하지 말았으면 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말해보세요. 선생님이 우리 아이를 잘못 가르친다는 뜻도 아니고 기본 교육 방침이 마음에 들지 않는 것도 아니에요. 하지만 생각보다 아이가 선생님을 많이 무서워해요. 아이마다 성격이 다르기 때문에 선생님의 의도가 아무리 옳아도 모든 아이에게서 똑같은 효과를 낼 수는 없지 않을까요. 라고 말을 꺼내야 합니다. 그리고 혹시 우리 아이가 선생님께서 엄격하게 다뤄야 할 정도로 지나친 행동이 있다면 얘기해 주세요. 집에서 잘 지도해 보겠습니다라고 말씀드려야 합니다.


이렇게 여러 번 얘기를 했는데도 개선이 안 된다면 어쩔 수 없습니다. 기관을 바꿔야 합니다. 아이를 계속 그런 상황에 노출시킬 수는 없으니까요. 아이가 교사를 지나치게 무서워할 때 그래도 선생님이니까 말 잘 들어야지 라는 말은

조심하셔야 합니다. 그렇다고 아이 앞에서 교사 흉을 봐서도 안됩니다.


이 상황에서 무엇이 옳고 그른지 어떻게 행동하는 것이 좋은지 핵심을 가르치는 것이 중요해요 엄마가 보기에는 선생님이 너한테 이런저런 것을 가르쳐주려고 그러시는 것 같은데 좀 잘 설명해 달라고 엄마가 얘기할게 너도 이런 것들은 선생님이 지켰으면 하는 규칙이니까 너도 지켜야 해 이렇게 말해주면 앞으로 비슷한 상황에 처했을 때 아이가 좀 더 유연해질 수 있을 겁니다.




아이 유치원 어린이집 적응 잘하게 하려면(오은영 박사)


다섯 번째로 기억했으면 하는 것은 아이가 기관에 가기 싫다고 할 때입니다.


잘 다니던 아이가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을 갑자기 안 가겠다고 할 때 참 고민이 되죠. 보내지 말까 싶다가도 한번 받아주면 계속 그럴까봐 걱정이 되기도 해요. 하지만 때를 피우는 것이 아니라 뭔가 힘든 일이 있어서 그러는 것이라면 기관은 며칠 쉬게 하는 것이 옳습니다.


그렇다고 아이가 가기 싫다고 하면 가볍게 그래 그래 그래 그래 그럼 가지마 라고 하는 것은 아니죠. 아이가 어린이집 혹은 유치원에 가기 싫다고 할 때는 최대한 진솔하게 얘기를 나눠봐야 합니다. 예를 들어 아이가 엄마 나 정말 힘들어 걔가 어린이집만 가면 나를 때리는데 선생님한테 얘기해도 소용이 없어라고 할 때는 아이를 보호하는 차원에서라도 보내서는 안 됩니다.


아이에게 어린이집은 힘들어도 가야 하는 것은 맞지만 지금은 네가 더 많이 힘든 것 같아 엄마는 네가 더 중요해 어린이집이 중요한 이유는 어린이집을 다니는 사람이 바로 너이기 때문이야 그 친구가 너를 자꾸 때리면 선생님하고 엄마하고 의논을 해봐야 되겠어 오늘은 좀 쉬어보고 다시 얘기해 보자라고 말해주어야 합니다.


이렇게 대처하면 아이에게 나쁜 습관이 생기지 않습니다. 아이에게 물어도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기 힘들 때도 있어요. 하지만 지속적으로 가기 싫어한다면 뭔가 분명히 이유가 있는 거예요. 아이의 적응 능력에 문제가 있든 유아기관 프로그램이 지나치게 쫀쫀해서 아이가 버겁든 또래와 무슨 일이 발생했든 교사와 힘든 일이 있든 아이의 발달에 문제가 있든 이유를 찾아봐야 합니다.



아이가 좀 참는 성향이라면 좀 더 신중해야 해요. 참는 아이들은 말을 잘 안 하거든요. 이런 아이들은 자주 물어봐 주어야 합니다. 물어볼 때도 "너 힘들지가 아니라 힘들 때도 있지"라고 물어봐줘야 해요. 너무 단도직입적으로 직접적으로 물으면 그 감정이 좋지 않은 것이라 생각하여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말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기관에 대해서 다루려고 하다 보니 드릴 말씀이 많아 길어졌습니다.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등 기관에 보내면서 불안하고 걱정되는 면이 많은 것 하지만 뒷걸음질 치지는 말자고요 하나하나 경험하면서 차근차근 풀어가면 헤쳐나가지 못할 것도 없습니다. 오늘도 고생 정말 많으셨어요. 끝까지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